자연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. 늘 속도가 일정하다.
싹은 마치 짧은 봄날이 무한히 길기라도 하듯이 서두르거나 허둥대는 일 없이 서서히 싹튼다.
자연은 무엇이든 자신이 하는일 하나하나에 지극한 공을 들인다.
마치 유일한 목적이라도 되는 것처럼.
자연과 달리 왜 인간은 극히 사소한 행위 하나하나에 마치 영원보다 더한 무엇이라도 맡겨진 양 이다지도 서두르는 것일까?
몇 겁의 무한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인간은 손톱 깍는 일 따위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. 지는 해가 마지막 남은 하루를 잘 마무리하라고 당신을 재촉한다고 여겨진다면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를 들어보라.
항상 변함없는 고른 곡조의 울음소리는 지금 이 시간을 영원으로 여기라는 충고가 아니겠는가? 현명한 사람은 늘 마음이 고요해서 들뜨거나 초조해하지 않는다. 한 발자국 걸음을 내딛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산책자의 모습과 같다. 반대로 현명하지 못한 사람은 피로가 축척돼 몸이 쉬라고 강요하기 전까지는 다리 근육의 긴장을 풀지 않는다.